지난 19일, 2024년 최저임금이 9,860원으로 최종 결정됐습니다. 결정 과정이 정말 순탄치 않았는데요. 7년 만에 최장 회의 기간을 갱신할 정도였습니다. 노동계와 경영계 사이의 견해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최저임금 심의 구조 자체를 바꾸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최저임금제는 가장 기본적인 노동정책이지만 정부 기조에 따라 격변을 겪어 왔는데요. 이번 결정 과정과 함께 최저임금의 역사를 살펴봤습니다.
2024년 최저임금, 어떻게 결정됐나
9,860원이라는 결과에 경영계와 노동계 인사 모두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경영계는 소상공인이 고용을 유지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노동계는 물가 상승률에 비해 인상률이 낮아 실질임금이 오히려 감소했다며 마땅찮은 기색이죠.
2024년의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2.49% 인상됐습니다.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인데요. 끝내 합의에 실패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심의가 길어진 건 노동계와 경영계의 첨예한 대립 탓인데요. 최초 제시 금액부터 2,590원 차이를 보이며 격차를 좁히는 일이 쉽지 않았죠. 무려 110일간의 논의 끝에 간격을 140원까지 줄였지만 합의에는 실패했습니다. 결국 최종안인 9,860원은 위원회의 표결로 결정됐습니다.
물론 결정 후에도 양쪽은 모두 최종안이 마뜩잖다는 태도입니다. 경영계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이미 시급이 만 원을 넘어간다며 소상공인의 고용 유지가 힘든 수준이라는 주장인데요. 반면, 노동계는 3.4%로 전망되는 물가상승률을 생각하면 오히려 실질임금은 삭감된 것 아니냐며 반발했습니다.
최저임금제, 그동안은?
최저임금제는 1988년부터 시행된 한국의 가장 기본적인 노동정책입니다. 전체 사업장에 적용되기 시작한 건 2000년부터죠.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을 보장하고, 임금 격차를 완화하는 것이 목적인데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매년 8월 5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고시합니다.
제도 시행 이후 해마다 조금씩이라도 최저임금은 인상됐습니다. 아직 최저임금이 동결되거나 삭감된 해는 없었죠. 다만, 정부 정책에 따라 인상률은 꽤 큰 폭으로 바뀌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2018년인데요. 근로자의 임금을 높여 경제 성장을 꾀하겠다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따라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2018년에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6.4%의 인상률을 기록했고, 2019년에도 10.9%라는 높은 인상률을 보였죠.
다만, 2020년부터의 인상률은 주춤합니다. 최저임금 1만 원 달성이라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략도 실패했죠. 2년간 인상률이 높아 인건비 부담이 너무 컸다는 이유였습니다. 이후 코로나19의 타격도 이어지며 2021년에는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까지 나왔습니다. 실제 삭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앞으로의 최저임금, 주요 쟁점은
2025년의 최저임금은 중요한 화두입니다. 만 원을 넘냐 넘지 못하냐가 핵심인데요. 1.4%만 올라도 만 원을 돌파하게 되는 만큼, 2025년에는 최저임금 만 원의 벽이 깨질 것이라는 예측이 대세죠. 하지만 최근 경영계의 입장이 날이 갈수록 강경해진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한편, 최저임금의 차등 적용 역시 올해부터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주장해 온 정책인데요. 업종마다 노동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다르고, 지역마다 물가가 다른 만큼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다르게 정하자는 내용이죠. 이번 회의에서도 투표에 올랐지만, 찬성 11, 반대 15로 무산됐습니다. 내년에도 논의는 계속될 전망인데요. 결과는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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