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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칼럼

자산 유동화 증권, 그 명암이 알고싶다면

요즘 뉴스에 나오는 그 '금융' 이야기

데일리펀딩

최근 자산유동화증권(ABS: Asset Backed Securities)을 이용한 기업 또는 여신전문 금융회사(이하 여전사)의 성공적 자금조달 뉴스를 종종 접하곤 한다. ABS란 미래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한 자산을 담보로 발행된 증권이다. ABS는 지난 1998년 9월, 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발행에 관한 제도적 근거가 마련된 바 있다.

 

ABS는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신용보강의 과정을 거쳐 유동성이 높은 증권으로 발행된다. 이로써, 증권발행을 통해 고정화 자산보유자의 자금조달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인기가 있다. 더욱이, 담보자산의 범위가 회사채, 기업어음(CP), 대출채권, 매출채권, 부동산 등으로 확대되면서 자산 활용도도 높은 편이다.  

 

최근 금융시장의 신용경색을 유발했던 레고랜드의 ABCP는 CP를 담보로 발행한 유동화 증권이다. ABCP는 단기 자금조달을 위해 1년 이내 만기로 발행되는 CP가 담보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회사채를 담보로 하는 ABS와 명칭에서 구분된다.  

 

카드사 및 캐피털사 등 여전사도 최근 ABS 발행을 적극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카드사는 가맹점의 매출채권에 대해 가맹점 수수료를 받고, 매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쉽게 말해 가맹점은 매출채권을 카드사에 할인 매각하는 일종의 어음 할인 과정을 통해 자금을 회수한다. 따라서, 카드사는 자산의 상당 부분을 매출채권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ABS 발행의 인기요인

카드사는 유동자산 성격으로 부실화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매출채권을 담보로 ABS를 발행할 경우 유리한 점이 있다. 우선,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카드사의 신용등급에 근거해 발행되는 여전채 또는 CP에 비해 담보가 제공되는 ABS의 발행금리가 상대적으로 낮다. 회사채 시장의 신용경색으로 자금조달이 어렵고, 발행금리가 치솟는 최근 상황에서 카드사는 ABS 발행을 통해 조달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의 ABS 발행실적을 참고하면, 2022.3분기 중 여전사가 발행한 ABS 비중은 35.7%로 전년대비 23.1%나 급증했다. 여전사의 ABS 발행 비중(35.7%)은 은행(2.7%), 증권사(11.2%), 저축은행(0.3%), 비금융기업(16.7%), 공공법인(33.3%)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비금융기업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자산보유자(originator)는 특수목적회사인 자산유동화회사(SPV: Special Purpose Vehicle)를 설립하고, 자산을 SPV에 매각한다. SPV는 ABS 발행 및 유통을 담당한다. 자산보유자인 비금융기업 또는 여전사 등 금융사는 ABS 판매를 통해 현금 조달이 가능해진다.  

 

ABS를 통한 자금조달이 이루어질 경우 자산보유자는 자체 신용등급을 토대로 채권 및 CP 발행에 따른 부채를 보유하지 않게 된다. ABS 발행은 부채비율 하락을 가져와 자본구조의 개선에 기여한다. 특히, 금융사는 부실자산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 non performing loan)을 SPV에 매각함으로써,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제고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  

 

한편, 투자자는 회사채에 비해 신용보강 과정을 거친 ABS에 투자할 경우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투자위험 수준에 따른 차별적 수익률을 선택할 수 있다. 회사채 담보부 증권이라 불리는 CBO(Collateralized Bond Obligation)가 상기 내용에 해당된다.

 

CBO는 회사채 발행이 어려운 중소기업의 고위험 채권을 담보로 발행되는 증권으로 ABS의 한 종류이다. CBO는 선순위 채권 및 후순위 채권으로 분류되어 발행된다. 전자가 담보권 행사가 가능하지만, 후자는 그렇지 못하다. 이로써, CBO 발행을 통해 투기등급 회사채 대신 상대적으로 신용도 높은 ABS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다. 또한,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는 선순위 채권 대신 후순위 채권을 선택할 수 있다.      

 

ABS의 위험성

ABS 발행이 반드시 발행자와 투자자에게 밝은 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 원인이 무리한 ABS의 발행과 금융사의 위험투자에 기인한다. 우선, ABS 발행은 금융시장에서 비용 발생을 초래한다. 자산평가ㆍ신용보강 등 ABS 발행에 소요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 ABS 발행 규모가 작을수록 발행액 대비 소요 비용의 비중이 과하게 높아져 발행에 따른 비용 효율성이 떨어진다.  

 

ABS 발행을 통해 신용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부정적이다. 즉, 자산보유자에서 자본시장으로 위험이 이전되는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카드사가 부실위험이 있는 고정자산을 SPC에 매각할 경우, ABS 발행으로 카드사는 신용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신용위험은 ABS에 투자하는 투자자의 위험으로 이전된다. 즉, ABS의 발행은 채무자의 원리금 미상환 위험인 신용위험이 증권 가치의 변동 위험인 시장위험으로 이전되는 것일 뿐이다

 

또한, ABS의 담보가 되는 기초자산에 대한 신용위험이 간과될 수 있다. 경기변동에 취약한 대출채권 및 부동산이라는 기초자산은 경기 하락 시 위험 수준이 급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ABS 시장의 전망은?

향후에도 국내 ABS 발행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인플레이션 심화로 정책금리의 추가 인상이 예고되어 있어, 자금조달을 시장성 수신으로 충당하는 여전사, 그리고, 회사채 발행을 계획 중인 비금융기업 입장에서 이자지급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코로나 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지출 확충을 위해 발행이 늘어난 적자국채도 ABS 발행을 늘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국채의 유통물량 증가는 국채 가격의 하락을 가져옴으로써, 결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높아진 국채금리로 인한 국고채-회사채(또는 여전채) 신용 스프레드만큼의 회사채 또는 여전채 금리의 추가 상승은 불가피하다. 결국, 자금조달 절감 및 부채 축소를 통한 자본구조 개선이 가능한 ABS 발행은 당분간 여전사 및 비금융기업의 인기 있는 자금조달 수단이 될 전망이다.      

 


 

데일리펀딩에서 준비한 아주 특별한 4번째 시리즈 칼럼 <요즘 뉴스에 나오는 그 '금융' 이야기> 다음 7편도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 외부 필자에 의해 작성된 본 칼럼의 내용은 데일리펀딩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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