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얼굴 하나 없는 낯선 풍경과 손에 익지 않은 노트북, 저 멀리서 들려오는 기침소리, 침묵이 감도는 어색한 이쪽 공기…. 이제 막 직장생활을 시작했을 때나 새로운 회사로 둥지를 옮겼던 날을 떠올리면 우리 얼굴은 하나같이 똑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잔뜩 긴장했으면서 그렇지 않은 척, 애써 숨기고 눈치만 보는.
그렇지만 곧 숨 쉴 타이밍은 온다. 첫날부터 너무 바쁜 그 마음 다 알지만, 점심시간이 됐으니 뭐든 밥은 먹고 하자. 잠시 긴장 내려놓고 굳었던 표정도 풀고. 신규 입사자의 밥을 챙기는 ‘점심 메이트 데일리언’이 옆에 있으니까. 한국인은 밥심이니까.
질문폭격기에서 벗어나 대화가 시작될 때
입사 첫 주의 어색함과 긴장감도 풀려요
신규 입사자의 점심 메이트가 선정되자마자 사내메신저에 새로운 그룹 DM이 생성된다. 신규 입사자와 기존 데일리언 2명이 함께하는 소규모 대화방이다. 간단한 인사말 뒤로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안 맞는 음식이 무엇인지 하는 호구조사(?)가 잠깐 이뤄진다. 그리고 작당 모의라도 한 듯 12시가 되자마자 눈빛을 교환하고 발걸음을 서두른다. 평소라면 가지 않을, 조금 먼 맛집으로 말이다.
“출퇴근 해 보니 멀지 않아요?”
“나름 괜찮더라고요. 은근히 멀리 사시는 분 많은 거 같아요.”
“팀 소개 시간 어땠어요?”
“한 명씩 다 인사드려 좋았는데, 아직은 이름이랑 얼굴 매치가 안 돼요.”
“아, 그렇죠, 아무래도…”
식당에 도착해 숨을 돌리고 난 후, 점심 메이트 2명은 신규 입사자가 입사 첫 주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살핀다. 부서나 입사년도, 사는 곳 등 겹치는 게 전혀 없는 세 사람이 대화의 물꼬를 트기란 쉽지 않으니 말이다. 음식이 나오기까지는 10분 남짓 남았고,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찾는 사이사이 잠깐의 공백이 생긴다. 그러다 세 사람은 회심의 질문을 던졌다.
“취미가 뭐예요? 전 게임 좋아하거든요.”
질문 폭격기 같았던 대화가 자연스러워지고, 어색하게 굳었던 표정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주로 어떤 게임을 하는지, 어쩌다가 게임을 좋아하게 됐는지 술술 이야기가 펼쳐진다. 게임이라는 공통점을 발견한 덕분이다. 세 사람 가운데 유일하게 게임을 잘 하지 않는 데일리언에게는 ‘게임 모임에서 만난 사람의 직업이 얼마나 다양한지, 그들과 무슨 이야기를 하고 뭘 배웠는지’ 등을 말해 주며 소외되지 않도록 신경 쓴다.

어느덧 긴장감이 사라지고 맛있는 음식이 눈에 들어온다. 가시도, 비린내도 없는 고등어가 통으로 올라간 덮밥이라니. 데일리펀딩 사무실이 위치한 강남구 신사동 핫플레이스의 위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