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하고 싶은 감자]

난 3학년 1학기까지 마쳤지만 과에서 수업 듣고 과제 제출할 줄만 알지 코드 한 줄 제대로 못 치는 전형적인 감자였다. 심지어 개발이 너무 싫고 실력이 부족한 내가 부끄러워서 어디 가서 전공자라고 말도 제대로 못 하고 누군가 나에게 질문을 하면 그냥 구글링하라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더 넓은 곳에서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편입까지 한 나였지만 나는 여전히 팀플과 개발 수업을 싫어했다. 그래서 이론 위주의 수업과 필수로 들어야 되는 자료구조, 데이터베이스, 운영체제 수업들만 들었다. 그렇다고 성적이 좋은 편도 아니었다. 내가 듣고 싶은 수업만 공부를 하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수업과 안 좋아하는 수업의 성적이 완전 양극이었다.

 

 

[휴학]

그래서 나는 개발이 적성에 안 맞는다고, 애초에 내가 노력을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니라고 단정 짓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무작정 휴학계를 냈다. 휴학을 하고 평소 커피에 관심이 많아 유명 프랜차이즈에서 근무를 했다. 난 개발이 싫다 생각해서 좋아하는 것을 찾으러 도망치듯 휴학을 했는데 오히려 바리스타 일을 하는 동안 개발에 대한 미련이 더 남게 되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내가 진짜 열심히 살아왔다는 순간들 중 단 한 번도 개발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으면서 비겁하게 도망쳐온 게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시 복학하고 3학년 2학기를 마쳤다.

 

 

[인턴을 향한 걸음]

나름 성공적으로 한 학기를 마치고 다음 목표는 인턴이었다. 사실 이번 학기에 인턴을 진행할 생각은 없었다. 나 자신이 인턴을 하기에 너무 부족한 것을 알기 때문에 좀 더 공부를 하고 지원을 해야겠다고 대충 생각만 했었다. 그런데 인턴을 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도 전혀 모르겠고 코로나로 주변에 물어볼 만한 선배들도 없었다. 그래서 학교 현장실습 시스템을 두리번거리며 회사들의 요구사항을 보고 그것에 맞춰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평소 웹 개발과 핀테크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딱 맞는 데일리펀딩을 발견하고 무작정 지원을 하게 되었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웹 개발에 관심만 있었지 나는 웹 관련 지식에 대해서는 사실상 무지한 상태였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마음을 다잡고 개발 공부를 시작한 지 겨우 6개월이 지났고 이 시간은 부족한 부분을 다 메우기에도, 개발을 잘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공부만 계속하는 것 보다는 일단 부딪혀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급하게 인턴을 지원했고 면접 때 솔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떨어질 생각으로 왔다고, 대신 면접 때 부족한 부분에 대해 질문하고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물어보려고 했다고. MIT님은 웃으며 지식보다 열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에게 부족한 부분에 대해 인턴 시작 전 사전과제를 주시기로 했다. 사전과제 수행을 조건으로 인턴에 합격하는 것이었다. 사전과제를 수행하며 부족한 지식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지만, 정말 운 좋게 기회를 갖게 된 만큼 단단한 계란이 되겠다는 의지와 함께 내 인턴 생활이 시작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개발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