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다국적 IT 회사 구글은 전체 교육 프로그램의 약 80%를 직원이 강사로 나서 진행한다고 한다. 구글은 이를 ‘G2G(Googler to Googler)’라는 이름으로 명명, 서로의 지식을 나누고 이끌어 주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유지한다.
서로의 성장을 도와주고 응원하는 구글의 G2G를 오마주하고 싶었다. 자신만의 재능과 특기를 마음껏 펼치는 기회가 온다면 ‘나는 지금 성장이 멈춘 것 아닐까?’ 하는 불안도 잠재우고, ‘셀프 브랜딩’이라는 목마름도 해소되리라 생각했다. 그렇게 데일리펀딩의 D-GROWTH 1기를 시작했다.
살면서 꼭 활용할 만한 실용적인 지식 습득
주택담보대출 심사역에게 듣는 등기부등본 보는 법
식곤증을 이겨 내고 업무에 한창 집중할 오후 2시 50분, 데일리펀딩 사무실에서 가장 큰 A회의실 불이 들어온다. 한 달에 한두 번, 전사 출근일인 수요일에 진행하는 D-GROWTH(디그로쓰) 강의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HDMI 케이블을 노트북에 연결하고 빔프로젝터 전원을 켠 지 얼마 되지 않아 교육을 듣기 위해 몇몇의 데일리언이 회의실로 들어온다. 노트북을 앞에 두고 뚫어지게 스크린 화면을 바라보는 이들의 비장한 얼굴 때문일까, 남은 자리 하나 없이 꽉 찬 회의실의 무거운 공기 때문일까. 두 번째 강의자로 나선 리테일금융팀 유우연님은 잔뜩 긴장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우연님은 업무 특성에 맞춰 부동산 등기부등본 보는 법과 채권변제 순위, 주택시세 확인하는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준비했다고 한다. 등기부등본에 표기된 내용이 어떤 의미인지, 임대차계약을 진행할 때 당당하게 요청할 수 있는 서류는 무엇인지 설명해 주기도 한다. 데일리언의 실생활에 그리고 주택담보대출 상품 투자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강의를 진행하면서 “혹시 이해가 잘되고 계신가요?”라고 세심하게 묻는 것도 잊지 않는다.
데일리펀딩 주택담보대출 상품에 꾸준히 투자해 온 어느 동료는 LTV 퍼센트와 낙찰가율의 관계에 대해 질문한다. 온투업 투자자의 채권변제 순위가 경우에 따라 국세나 임금채권보다 후순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알게 돼서다. 뉴스 하이라이트를 장식한 전세사기에 관한 질문도 이어진다. 전세사기를 피하려면 어떤 항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하는지, 서류를 전부 검토하면 전세사기를 피할 수 있는지 말이다.
강의를 들은 교육생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강의 시간 50분이 짧다고 말한다. 스스로가 기초지식이 부족하다고 느낀 탓이다. 업무 특성상 부동산 등기부등본이 낯설 수밖에 없는 어느 교육생은 ‘따로 제반 지식을 공부해서 강의에 참여할 걸’이라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업무를 하는 우연님이 어떻게 등기부등본을 보고 심사하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는 평도 대다수다. 바쁜 시간을 쪼개 강의를 진행한 우연님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그 열정을 칭찬하는 것도 물론이다.
나눔은 다양할수록 풍성해지는 법이니까,
디지털 광고부터 재무제표 해석까지 총 6가지로 구성
디그로쓰는 ‘데일리언의 성장이 곧 데일리펀딩의 성장을 만들어 간다’는 모토로 시작한 강의다. 여러 부서에서 각양각색의 경력을 가진 구성원이 모인 곳이다 보니 강의 주제 또한 다양하게 구성된다. 지난해 12월 진행된 첫 강의 주제는 ‘디지털 광고의 개념 및 이해’였다. 데일리펀딩에서 사업 확장과 제휴를 담당하는 사업개발팀 이호준님이 강사로 나선 것.
이외에도 디그로쓰 1기는 ‘XD 1시간 코스’라는 실습 강의를 비롯해 ‘오늘로 데일리펀딩 재무제표는 끝!’ ‘데일리언이라면 꼭 알아야 할 데일리펀딩 금융법’ 등 총 6개 섹션으로 진행되고 있다. 각자의 영역에서 재능기부할 만한 것을 곰곰이 생각하고 신청서를 낸 결과다.
재무제표 강의는 준법감시인인 김창환님을 강사로 어렵사리 모셨다. 회계사 출신이라 그 누구보다 재무제표에 정통할 터. 창환님은 “재무제표는 한 바구니에 뒤섞인 레고 블럭을 색깔별로 분류해 정리한 것”이라며 각 과목이 뜻하는 것이 무엇인지 하나하나 설명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내로라하는 국내 대기업과 인터넷전문은행의 재무제표를 예시로 보여 주고, 회사의 건전성과 미래 전망을 판단하는 꿀팁도 전한다.
“제조업 회사가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면, 현금흐름표에 ‘유형자산의 취득’이 큰 규모로 마이너스 표시될 거예요. 회사 입장에서는 미래 가능성이 충분하니 투자하는 거죠. 그러니 손익계산서를 현금흐름표와 연동해서 보는 게 중요해요. 현금흐름표가 마이너스 구조를 띄더라도 손익계산서를 보면 플러스로 바뀔 수 있음을 알게 되기 때문이죠.”
일방적인 전달에서 벗어나는 교육 방식 고민
교육 받으면서 함께 만드는 데일리펀딩 이미지
데일리언에게 가장 뜨거운 인기를 끈 강의는 XD 1시간 코스다. 처음 기획했던 강의 방향은 XD 초보와 기획자를 위한 2개의 세션이었는데, 초급 강의 2회차, 중급, 고급 등으로 세분화해 재구성했다. XD 사내 강사가 원활하게 강의를 진행할 수 있도록 교육생을 최대 4명으로 제한한 탓이다. 강의를 추가로 더 열어 달라는 데일리언의 요청에 2회차 때는 다시 수강 인원을 8명으로 늘리기도 했다.
XD 강사인 UX·UI팀의 김동현님은 첫 교육을 종료하고 진행 방식과 구성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처음 XD 프로그램을 접하는 데일리언은 교육 내용을 따라가기 어렵기도 할 테니 말이다. 그래서 같은 팀인 김이슬님에게 SOS를 보냈다. 동현님이 설명하고 모니터로 시범을 보이면 이슬님은 교육생이 잘하고 있는지 한 명, 한 명 살피며 첨삭하는 식이다. 초보 코스가 매끄럽게 진행된 이유다.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UI가 심플하고 단순해졌어요. 포토샵에서나 가능하던 디테일한 표현을 해야 할 일이 줄어들었죠. 또 고객의 의견을 빠르게 적용해야 하니, 요소의 위치나 컬러 수정이 용이한 가벼운 툴이 필요해졌어요. 그래서 나온 게 어도비의 XD 프로그램입니다.”
교육생들이 XD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볼 것은 데일리펀딩 회사소개 페이지다. 동현님은 총 3가지 예제를 가져와 아트보드 사이즈 설정, 문자 모양 복사, 도형 안에 사진 넣기 등을 알려 준다. 교육생이 우왕좌왕하지 않도록 동현님은 하나를 설명하면 잠시 쉬는 시간을 보낸다. 그 사이 교육생은 이슬님의 도움을 받아 사진을 옮기고 글자 크기와 굵기를 설정한다. 예제와 동일하게 제작물을 만든 데일리언에게 “여러분이 회사 홈페이지를 만든 거예요”라며 칭찬도 아끼지 않는다.
1기 이후 프로그램을 보완해 맞이할 2기, 3기
서로에게 자극받으며 성장하는 문화 조성되길
디그로쓰 1기는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간다. 간혹 누군가는 업무 시간 중간에 진행하는 강의에 부담을 느끼기도, 내용 대비 시간이 짧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한다. 초반에는 난도를 낮춰 쉽게, 여러 회차 강의를 진행하다가 나중에는 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강의를 진행하면 좋겠다는 의견도 다수다. 자신의 전문 분야로 멋지게 강의를 진행한 동료는 다른 데일리언에게 성장에 대한 자극을 주기도 한다.
다음 2기, 3기는 더욱 다채로운 강의로 구성될 전망이다. 데일리언 설문 결과, 영상 편집이나 코딩, 회계, 스피치 등 너무나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희망하기 때문. 최근 SQL 자격증을 준비 중인 어느 데일리언은 회사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만한 교육이 진행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친다.
교육 시간이 부족하다거나 하는 이번 디그로쓰 1기의 아쉬움은 다음 기수를 진행하기 전까지 해결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업무에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소수가 아니라 다양한 데일리언이 자신의 지식을 나누는 최선의 방법을 다함께 찾을 거라고. 구글 G2G도 부럽지 않은 데일리펀딩 디그로쓰의 명맥을 이어 나갈 거라고….
데일리펀딩 준법감시인 심사필 제23-040호(2023.03.23)
취재∙글 / PR팀 양가희 매니저